아돌프 후가드 작 '안녕, 잘가'
15년만에 집으로 돌아온 자니의 누이 헤스터 스미드 역
저번 스터디 시간에 리딩할 때 마음에 들었던 장면이다.
회상하는 게 있어서 더 마음에 든 것도 있고.
- 다시 읽어봤다. 저번에도 느꼈지만 15년만에 돌아와서 첫 재회를 한 것치곤 대화가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.
그리고 1인 2역을 하니 반응을 하기도 역시 쉽지 않다. 역시 리딩은 상대가 있어야 하는 맛이 나는데..
혼자할 땐 시간조절을 맘대로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긴 하지만. 그래도 영 아쉬움.
- 한 장면이라 몇 장밖에 안 되긴 하지만 반복하기엔 길어서 헤스터의 독백이 있기 전부터 읽어봤다.
저번에는 회상씬 때 이 방 저 방을 가리키면서 장소를 상상할 수 있는 게 재밌었다.
하지만 그 외엔 아직도 감정이 묻어나오지 않고 그냥 읽기만 하는 말이 많다.
- 두세번 하고 나니 아무래도 한 역할만 하는 게 나을 것 같아 자니 대사를 녹음해 틀어놓고 헤스터 대사만 해 보았다.
타이밍은 그런대로 괜찮은 듯 싶다. 온전히 자니로 생각하면서 들을 수 있어서 반응하기에도 더 낫고.
자니 대사는 mp3에 하고 헤스터 대사는 휴대폰에 녹음하면서 들었다.
말할 땐 몰랐는데 녹음한 걸 들어보니 발음 웅얼거리는 게 확 티난다. 으 거슬려..
- 대여섯번 반복하니 대사들이 조금다르게 보인다. 자니와 한 마디 말을 주고 받을 때마다
반응이 달라지겠구나 싶었다. 독백도 한 덩어리로 느껴졌던 감정들이 점점 나눠진다.
회상의 내용이 좀 더 구체적으로 보인다.
- 맨 끝에 자니의 질문을 무시하고 자기 말을 이어가는 행동이 무슨 태도인지 알 거 같다.
근데 아무리 들어도 목소리가 30대 같진 않다.
발음하기에 앞서 입으로만 웅얼거리지 말고 호흡을 좀 더 활용해야 겠다.
- 헤스터의 캐릭터가 점점 보이기 시작한다. 어조나 말투 역시. 내가 30대처럼 말할 필요가 없었다.
헤스터의 말을 따라가면서 호흡을 최대한 내보내는 게 훨씬 간단하고 나은 방법같다.
독백 뒤의 대사들이 거진 세 부분으로 나눠졌다.
독백에서 옛 이야기를 하다가 증오를 내비친 헤스터가 평정심을 되찾고,
우리들을 증오한다는 자니의 말에 다 털어버렸다는 듯이 말하고. 왜 왔냐는 질문에 화제를 돌리고.
분위기를 무마하기 위해 지금의 자신에 주목해 달라고 말한다. '내가 하는 말은 신경 쓰지마. 난 여기 있잖아.'던가?
마지막 말에서 계속 이해하지 못했던 '내가 하는 말은 신경 쓰지마'는 자신을 옛날의 헤스터로 보지 말라는 뜻이다.
즉 헤스터는 여기에 뭔가 이유가 있어서 왔고, 증오로 가득찼던 옛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 않아 하고,
자니가 자신을 옛날의 그 누이로 보지 않길 바란다.
헤스터에겐 15년만에 여기까지 돌아온 지금의 이유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.
전체 대본이 없어서 그 이유가 뭔진 모르겠지만 하여간 그걸 보면 앞부분에서
헤스터가 자니에게 취했던 호의적인 반응과 중간중간 자제하지 못해 섞여나왔던 짜증들
-아마도 옛 모습이자 헤스터의 본 모습인-이 어떨지 그려졌다.
회상도 어디부터 자신을 숨기지 못하게 되는지 감이 온다. 하지만 아직 그 감정의 깊이만큼 표현하긴 어렵다.
- 이 장면만으로 헤스트의 캐릭터를 많이 알아내고 느낄 수 있었지만
처음의 가식적인-혹은 변하려고 노력한 걸 수도 있고-태도와 사이에 스며있는 짜증과 회상할 떄 터져나오는 증오,
그리고 숨어 있는 듯 보이는 자니를 향한 애틋한 감정까지 이해하기엔 캐릭터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듯 싶었다.
여기서 내가 태도의 양면성을 보여주기 위해 억지로 기복을 심하게 하는 건 기술적인 노력밖에 안 될 듯 싶었다.
그런 건 배우가 하다가 안 돼서, 연출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요구할 사항일 거 같고
더 자연스럽게 확실하게 나오기 위해서는 일단 전체 대본을 보고 헤스터에 대해 알아야겠지.
- 2시간 쯤 한 것 같다. 시간 진짜 빨리 간다.
이 2장짜리 대본을 이정도 이해하는 데 이렇게 오래 걸리는데 전체 대본은 당연히 오래 걸리겠지.
대사 분석하는 맛을 알았다. 한 문단이었던 문장들이 하나씩 나눠지고 행간이 보이는 게 신기했다.
말 하나하나에 의도가 있다. 앞에 말을 따라 뒷 말이 나온다는 게 뭔지 조금 알았다.
하나의 장면동안 주고받는 대사들 속에 흘러가는 흐름 말고,
그 속에 있는 각각의 대사 속에도 흐름이 있다는 게 느껴졌다.
한마디 한마디의 흐름이 모여서 장면의 흐름이 되고, 장면의 흐름이 모여서 막이 되고,
모두 모여 하나의 작품이 되고..그 에너지들이 모아져서 관객들에게 무언가를 전달하겠지.
이래서 연습이 재밌다는 거구나 ㅋㅋㅋ
-장면 리딩 끝.
ps.
남들 연기하는 걸 보고나면 더 땡긴단 말이지. 영화말고 연극일 때 특히..
그리고 내가 저번에 연기 했을 때 어떻게 했었는지 자꾸 생각하게 되고..지금이 훨씬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고..
그래봤자 막상 표현하는 걸 보면 잘 안 되겠지만 힝힝..
아유 어려워..재밌어...
끝으로
역시 룸에선 혼자 놀아야 제맛이다 ㅋㅋㅋㅋ
- 2010/08/09 01:52
- sandck.egloos.com/175750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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태그 : 리딩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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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3/01/28 01:03 # 삭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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